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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장의 탄생

| 2008년 8월 4일 월요일
<일단 표지는 반짝반짝한게 아주 고급스럽죠>

요즘 아들을 데리고 주말마다 서점을 다니는 중입니다. 꼭 책을 산다기 보단 시원하고 시간 떼우기엔 서점 만한데가 없죠. 아들놈은 따라 다니기가 점점 지겨워지는 눈치지만, 어려서부터 책과 가까워지라고 억지로 책앞에 세워봅니다.

"시장의 탄생"은 엄청난 독서광이신 이 분의 블로그에서 얼핏 본게 기억이 나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서평을 쓰신걸 본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나고, 다시 찾기도 귀찮아서 그 분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음을 밝혀둡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시장에 관한 책입니다. 더 넓게는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관한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시장이 결정한다. 시장이 절대 선은 아니지만, 시장보다 더 나은 제도는 없다".

시장의 기본 원리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면서도 중간중간 경제학과 관련된 전문 용어들이 나오는데, 별다른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전문용어라고는 해도 그리 어려운 단어들은 아니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경매 시장을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경매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정신없이 호가를 올려 낙찰받은 사람의 모습을 설명하며, 저자는 아마 지름신(?)을 조심하란 얘길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경매라는 시장은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음에 틀림없나 봅니다.

이외에도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비싼 약값 때문에 돈이 없으면 치료제 조차 살 수 없는 시장의 어두운 면, 러시아, 중국 등 사회주의 에서 자본주의 또는 시장 경제로 전환하면서 생긴 사회 현상이나 이에 수반되는 부작용과 그 해결방법 등등 읽으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된 문제들에 대해 명쾌하게 그 원인 - 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지 - 을 제시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문제 원인을 제시했으니 해결책도 명쾌하게 제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아쉽게도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란 신의 영역이므로 인간이 이렇다 저렇다 할만한 일이 아니라고 하니 어쩔 수 없지요.

저자는 시장이야 말로 가장 자연적인 것, 즉 결국 모든 일들에 대한 결정은 시장이 흘러가는 데로 맡겨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시장에 맡겨둘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하며 이는 정부가 어느정도는 간섭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어려운 점은 국가가 어떤 일들에 얼마나 통제를 해야할지는 알 수 없는 것이죠.

일례로 세계화 - FTA 같은... - 를 긍정적으로 평하고 있으나 공정한 무역 또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느정도의 정부의 간섭은 필요함을 인정합니다.

문제는 간섭의 정도이며,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여 주시네요.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FTA는 대세로 굳어졌으며, 결국 농가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FTA로 인해 누가 돈을 벌지는 뻔히 아는 상황에서 과연 정부가 어떻게 특정 계층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부의 재 분배를 실현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결론으로 넘어가 저자가 말하는 효과적인 시장의 5가지 핵심 조건을 짚어 보면,
  1. 시장이 잘 굴러가려면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
  2. 사유 재산을 보장하고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3. 신속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4. 제 3 자에게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5.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하지만, 현실의 시장에 비추어 보면 정말 실현되기 어려운 조건들 일 수도 있겠네요.

키워드는 본문에서도 여러차례 인용되고 있는 프리드리히 하예크가 말한 시장 경제의 장점인

"악한 자들이 끼칠 수 있는 해악을 최소화하는 시스템"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악을 행하지 말라" 라는 구글의 모토와 비슷하기도 하네요(구글 역시 잘 지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번역 상태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며, 재미도 있습니다!

<원서 되시겠습니다. 시간이 많으면 원서로 읽어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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