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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이렇게 일하니 항상 삽질할 수 밖에...

| 2008년 3월 30일 일요일

지난 주엔 몇몇 지인들과 맥주를 하면서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었죠. 이번에는 술자리에서 나눈 얘길 바탕으로 예전 부터 하고 싶었던 얘길 풀어놓을까 합니다.

Will은 S/W 펌웨어를 개발하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의 불만이나 요구 사항이 즉각적으로 회사 게시판이나 인터넷에 올라오게 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이러한 요구 사항을 급히 반영해서 새 펌웨어를 내놓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이 바닥이 대부분 그렇듯이) 제품 출시는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되고, 펌웨어는 항상 미완성인체로 출시되는게 다반사입니다.

거기 까진 괜찮습니다. S/W는 언제라도 업데이트를 내면 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약간의 버그는 항상 존재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품 기획없이, 그리고 아무 계획없이 개발을 시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일 무슨 일을 할 지 모르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업무는 보통 그때 그때 발생하는 이슈를 처리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결국 장기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여유가 전혀없어지게 되는 무계획의 악순환이 되어 버립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중요한 문제가 터지고, 바로 처리해야할 만큼 우선순위가 높다면 그것부터 처리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애초부터 무계획 속에서 시작된 일이다보니 이러한 일이 얼마나 더 발생할 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지요.

이상적인 경우라면,
  1. 제품 기획부터 철저하게 계획한다. 무엇을 만들어 누구를 타겟으로 할지, 어떤 기능을 포함할지, 회사 구성원 모두(또는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2. 설계 단계부터 요구사항과 개발의 범위를 대략적으로라도 세우고 이를 문서화한다. 즉 왜 이런 기능을 포함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남겨둔다. 물론 일하다 보면 변경될 수 있다. 그때그때 계획이 변경되면 이에따른 시간 계획도 새로 세워야 한다.
  3. 구현을 시작하면서 집중할 수 있도록 가능한 외부 인터럽트는 줄인다. 또는 최소화하면서 중간중간 정해진 마일스톤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
  4. 이 후 구현을 거쳐 출시전에 철저한 테스트가 선행되어야 한다.
  5. 출시되고 나면 주기적인 S/W 업데이트로 발생하는 버그를 해결해 나간다.

위에서 말한 내용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마구잡이식 개발로 좀 더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낼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지금처럼 터지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걸 왜 모르는지...

[독서] 마이크로트랜드

| 2008년 3월 23일 일요일




그동안 너무 오래 포스팅을 쉬었더니, 새 글을 쓰기도 슬슬 귀찮아 옵니다.
이전 포스팅을 보면 아시겠지만, 중국출장을 가 있는 동안 blogger.com에 전혀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에선 구글과 관련된 서비스가 안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외에 접속이 안되는 대표적인 사이트는 wikipedia 등이 있습니다.

출장 갈 때는 항상 한 두권의 책을 가지고 다닙니다. 평소에 출퇴근 거리가 짧은지라, 버스안에서 책을 읽을 시간도 짧고, 집이나 회사에서도 그럴 여유가 없다보니 출장기간은 그 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사실 책이 예뻐서 사긴 했지만, 디자인 만큼이나 재미를 주진 못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현대 사외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소수(그래서 마이크로!)의 트랜드들을 찾아서 설명하고 이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얘길하고 있지만, 그다지 와닿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미국인이고 온갖 문화가 섰여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나 이정도로 다양한 트랜드들이 존재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말하는 몇몇 트랜드들은 한국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지만, 대다수는 그냥 미국얘기일 뿐입니다. 미국에서도 아주 소수에 속하는...

또 저자 자신이 역대 미국 대통령(빌 클린턴), 그리고 현재 대통령 후보(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전략 책임자로 일한 경력때문에 주로 선거와 연관해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책 내용은 그러한 경험을 곁들여 다양한 트랜드들을 설명하고 있으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수많은 마이크로트랜드라는 거창한 주제보다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위해 현재 이렇게 많은 계층을 어떻게 공략해야한다(또는 공략해왔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보기에는 너무 이질감이 크다는 점입니다.
특정 트랜드 자체를 깊이 파고 들기 보다는 워낙 많은 트랜드들을 설명하고 있어, 그저 이런 족속의 사람들도 있더라 정도의 백과사전식 구성이 되어 버렸습니다.

디자인은 예쁩니다. 같이 끼워주는 다이어리(수첩?) 역시 꽤 괜찮은 수준입니다.
번역 상태도 양호한 편입니다.
필요에 따라서 요긴하게 사용하실 분도 계실테지만, 그냥그냥 호기심으로 집어든 Will 같은 사람에게는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하는 책이군요.
결국 2/3 정도를 읽다가 책장에 모셔지는 책이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 부터 정독할만한 책은 아니며, 그냥 보고 싶은 부분부터 펴서 읽기에 좋은 그냥 그런 책이었습다.